계약 만료가 다가오는데 집주인이 "이번에는 나가 달라"고 한다면, 임차인 입장에서는 계속 살 수 있는지부터 막막해집니다. 2020년 개정된 주택임대차보호법으로 계약갱신청구권이 도입되면서 임차인이 한 번 더 갱신을 요구할 수 있게 되었지만, 집주인이 거절할 수 있는 경우도 정해져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갱신을 요구하는 방법과 시기, 집주인이 거절할 수 있는 사유, 실거주 거짓 거절 시 임차인의 대응, 갱신 시 올릴 수 있는 임대료 한도를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계약갱신청구권이란 무엇인가

계약갱신청구권은 임대차 기간이 끝나갈 때 임차인이 집주인에게 계약을 한 번 더 연장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집주인은 법이 정한 거절 사유가 없는 한 이 요구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 임차인은 원칙적으로 1회 갱신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 갱신되는 임대차의 존속기간은 2년으로 봅니다.
  • 갱신 요구로 계약이 이어진 경우(계약갱신요구권 행사 또는 묵시적 갱신에 의한 갱신), 임차인은 그 기간 중에도 언제든지 임대인에게 계약해지를 통지할 수 있으며, 임대인이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해지의 효력이 발생합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2 제1항·제2항, 제6조의3 제4항).

즉, 이 권리는 임차인이 최소한의 주거 안정을 확보하도록 만든 장치입니다. 다만 무제한으로 계속 살 수 있게 하는 것은 아니고, 아래에서 볼 행사기간거절 사유라는 두 가지 관문을 통과해야 합니다.

관련해서 계약 종료 후 보증금 반환이 문제라면 보증금 반환 절차 글도 함께 참고하세요.

언제까지 요구해야 하나 — 행사기간

갱신청구권은 정해진 기간 안에 요구해야 효력이 있습니다. 시기를 놓치면 권리 자체를 쓰지 못할 수 있으므로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 임차인은 임대차 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의 기간에 임대인에게 계약갱신을 요구하여야 합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 제1항 전단, 제6조의3 제1항). 이 기간을 벗어난 갱신 요구는 원칙적으로 효력이 없으나, 임대인이 기간 경과를 이유로 거절하지 않고 갱신을 수용한 경우에는 그 효력을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서울고등법원-2024나2030039)
  • 이 기간 안에 요구하지 않고 아무런 통지 없이 지나가면, 상황에 따라 묵시적 갱신이 되거나 갱신 요구 기회를 놓칠 수 있습니다.
  • 집주인 역시 같은 기간 안에 갱신 거절이나 조건 변경을 통지하지 않으면 묵시적으로 갱신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핵심은 "명확한 의사표시를 증거로 남기는 것"입니다. 문자·카카오톡·내용증명 등 시점과 내용이 기록되는 방법으로 갱신 요구 의사를 전달해 두면, 나중에 "요구한 적 없다"는 다툼을 막을 수 있습니다.

집주인이 거절할 수 있는 사유는

집주인은 아무 때나 갱신을 거절할 수 없고, 법이 정한 사유가 있을 때만 거절할 수 있습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 단서). 법에서 규정하는 사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임차인이 2기의 차임액에 해당하는 금액에 이르도록 차임을 연체한 사실이 있는 경우(제1호)[현재 연체 여부와 무관하게 임대인은 갱신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 2.임차인이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임차한 경우(제2호) 3.서로 합의하여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상당한 보상을 제공한 경우(제3호) 4.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 없이 목적 주택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전대한 경우(제4호) 5.임차인이 임차한 주택의 전부 또는 일부를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파손한 경우(제5호) 6.임차한 주택의 전부 또는 일부가 멸실되어 임대차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제6호) 7.임대인이 일정 요건(철거 또는 재건축 계획 사전 고지, 안전사고 우려, 다른 법령에 따른 철거·재건축 등)을 갖추어 목적 주택의 전부 또는 대부분을 철거하거나 재건축하기 위하여 점유를 회복할 필요가 있는 경우(제7호) 8.임대인(임대인의 직계존속·직계비속을 포함한다)이 목적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제8호) 9.그 밖에 임차인이 임차인으로서의 의무를 현저히 위반하거나 임대차를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제9호)

실무에서 가장 많이 문제되는 실거주 거절(제8호)의 경우, '실제 거주하려는 의사'의 증명책임은 임대인에게 있고, 단순히 거주 의사를 표명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대법원-2023다263551, 대법원-2022다279795)

실거주를 이유로 거절한 뒤 세를 놓으면 — 손해배상

집주인이 "내가 들어가 살겠다"며 갱신을 거절해 임차인이 이사를 나갔는데, 실제로는 들어가 살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세를 놓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대비해,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한 집주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임대하면 기존 임차인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이 있습니다.

— 임대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한 뒤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임대한 경우의 손해배상책임 근거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5항입니다. 손해배상액은 별도 합의가 없으면 같은 조 제6항 각 호(①환산월차임 3개월분, ②제3자 임대 후 환산월차임과 갱신거절 당시 환산월차임 간 차액의 2년분, ③임차인 실손해액) 중 가장 큰 금액으로 산정합니다. '환산월차임' 계산 시 보증금 전월세 전환율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7조의2 및 시행령 제9조에서 정하는 비율(은행 대출금리와 한국은행 기준금리+연 2% 중 낮은 비율)을 사용합니다.

  • 손해배상액은 당사자 사이에 정한 약정이 있으면 그에 따르고, 없으면 법이 정한 기준에 따라 산정되는 구조입니다. — 손해배상액 산정 예시(수원지방법원 2025. 8. 21. 선고 2024나99273 판결 참조 (수원지방법원-2024나99273)):

①방식(환산월차임 3개월분): 갱신거절 당시 환산월차임 × 3개월 ②방식(차액 2년분): (제3자 임대 시 환산월차임 − 갱신거절 당시 환산월차임) × 24개월 ③방식: 임차인이 실제 입은 손해(이사비용, 상승한 임대료 차액 등) 위 세 가지 방식 중 가장 큰 금액이 법정 손해배상액이 됩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6항). 임대인에게 갱신거절 당시 예측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어 배상책임을 면할 수 있습니다. (수원지방법원성남지원-2021가단236745)

  • 임차인 입장에서는 집주인이 실제로 거주했는지, 언제 새 임차인이 들어왔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임차주택의 확정일자 부여 현황, 전입세대 열람 등을 통해 정황을 확인하는 방법이 활용됩니다.

다만 집주인에게도 실거주하지 못한 정당한 사유가 인정될 여지가 있으므로, 실제 배상 여부와 금액은 사안마다 다릅니다. 손해배상까지 고려하는 단계라면 증거 확보와 함께 전문가의 판단을 받아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갱신 시 임대료는 얼마까지 올릴 수 있나 — 5% 상한

갱신청구권으로 계약이 갱신될 때, 집주인이 임대료(차임·보증금)를 올릴 수 있는 폭에도 한도가 있습니다.

— 계약갱신요구권 행사에 의하여 갱신된 임대차의 차임 또는 보증금 증액은 기존 차임이나 보증금의 20분의 1(5%)을 초과할 수 없습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3항, 제7조 제2항). 다만 특별시·광역시·특별자치시·도·특별자치도는 관할 지역의 경제 여건 등을 고려하여 조례로 그 범위에서 증액 상한을 따로 정할 수 있습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7조 제2항 단서). 이 5% 상한은 계약갱신요구권 행사에 의한 갱신에만 적용되며, 당사자가 새로운 조건으로 자유롭게 재계약하는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 지역에 따라 조례로 상한이 더 낮게 정해질 수 있다는 점도 알려져 있어, 본인 지역 기준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 보증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월 단위 차임으로 전환하는 경우, 전환되는 금액에 은행법에 따른 은행의 대출금리와 해당 지역 경제 여건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비율(연 10%)과 한국은행 기준금리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이율(연 2%)을 더한 비율 중 낮은 비율을 곱한 월차임의 범위를 초과할 수 없습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7조의2, 시행령 제9조). 기준금리는 한국은행 공시 시점에 따라 달라지므로 전환 시 최신 기준금리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리하면, 갱신청구권을 행사한 경우 집주인이 임대료를 한 번에 크게 올리기는 어렵고, 5% 상한이라는 큰 틀 안에서 협의하게 됩니다. 다만 이는 갱신청구권을 행사한 갱신에 적용되는 것으로, 임차인과 집주인이 새로운 조건으로 자유롭게 다시 계약하는 경우와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이렇게 다툽니다

실제 분쟁에서 계약갱신청구권은 조문 자체보다 "사실을 어떻게 입증하느냐"에서 승패가 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집주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거절한 사안에서는, 거절 당시 실거주 의사가 진짜였는지, 그리고 임차인이 나간 뒤 실제로 집주인 측이 거주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됩니다. 임차인은 새로운 임차인이 언제 들어왔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전입세대 열람 내역이나 확정일자 부여 현황을 확보해 정황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고, 집주인은 반대로 사정 변경 등 실거주하지 못한 정당한 사유를 주장하며 다투게 됩니다. 다만 이런 자료만으로 손해배상이 곧바로 인정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배상 여부와 액수는 개별 사안의 구체적 사정에 따라 판단됩니다.

실거주를 이유로 한 갱신거절 사안에서 대법원은, '실제 거주하려는 의사'의 증명책임은 임대인에게 있으며, 임대인이 단순히 거주 의사를 표명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곧바로 인정될 수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다만 임대인의 의사가 가공된 것이 아니라 진정하다는 것을 통상적으로 수긍할 수 있을 정도의 사정—임대인의 주거 상황, 가족의 직장·학교 등 사회적 환경, 이사 준비 여부, 실거주 의사와 배치·모순되는 언동 유무 등—이 인정된다면 그 의사의 존재를 추인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23. 12. 7. 선고 2022다279795 판결, 대법원 2023. 12. 21. 선고 2023다263551 판결, 대법원 2022. 12. 1. 선고 2021다266631 판결).

갱신거절 후 제3자 임대에 따른 손해배상액 산정 방법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6항 각 호에 따르며, 임대인의 '정당한 사유' 인정 여부는 갱신거절 당시 예측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는지를 중심으로 개별 사안에 따라 판단됩니다(수원지방법원 2025. 8. 21. 선고 2024나99273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11. 16. 선고 2023나5693 판결).

또 하나 자주 문제되는 지점은 갱신 요구를 언제, 어떤 방식으로 했는지를 둘러싼 다툼입니다. 구두로만 요구했거나 요구 시점이 애매하면 집주인이 "그런 요구를 받은 적 없다" 또는 "행사기간이 지났다"고 반박하기 쉬우므로, 실무에서는 문자·카카오톡·내용증명처럼 내용과 시점이 함께 남는 자료의 유무가 중요하게 다뤄집니다. 반대로 집주인이 내세우는 거절 사유가 실제로 법정 사유에 해당하는지도 쟁점이 됩니다. 예컨대 차임 연체를 이유로 들 때는 연체가 2기분에 이르렀는지, 무단 전대를 이유로 들 때는 집주인의 동의가 없었는지 등 요건 충족 여부를 하나씩 따지게 되며, 사유가 애매하거나 도중에 바뀌는 경우에는 거절의 정당성 자체가 다퉈질 수 있습니다.

각 거절 사유의 주요 판단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차임 연체(제1호): 특정 시점의 연체 차임 총액이 2기 이상에 이르러야 하고, 과거에 그러한 연체 사실이 있으면 현재 연체 여부와 무관하게 거절 사유가 됩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 제1호). 무단 전대(제4호): 임대인의 동의 없이 목적 주택 전부 또는 일부를 전대한 경우에 해당하며, 임대인에 대한 배신적 행위라고 보기 어려운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거절 사유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는 견해가 있습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 제4호). 실거주(제8호): '실제 거주하려는 의사'의 증명책임은 임대인에게 있으며, 다양한 간접사실을 종합하여 판단합니다(대법원 2023. 12. 21. 선고 2023다263551 판결, 대법원 2023. 12. 7. 선고 2022다279795 판결)

이럴 때는 바로 변호사와 상담하세요

  • 집주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거절했는데, 이사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사람이 들어와 산 정황이 있는 경우
  • 집주인이 갱신을 거절하면서 거절 사유가 법에 맞는지 애매하거나, 사유를 계속 바꾸는 경우
  • 갱신 요구를 문자·카톡으로 했는데 집주인이 "받은 적 없다"며 다투는 경우
  • 갱신 시 집주인이 5%를 넘는 임대료 인상을 요구하며 나가라고 압박하는 경우
  • 명도(집을 비우는 문제)와 보증금 반환, 손해배상이 한꺼번에 얽혀 있는 경우

이런 상황은 행사기간과 통지 시점, 증거가 결과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아, 대응이 늦어지기 전에 자신의 계약 서류를 들고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핵심 요약

  1. 계약갱신청구권은 임차인이 원칙적으로 1회 행사, 갱신 시 존속기간은 2년(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2항, 제6조 제2항)
  2. 갱신 요구는 만료 6개월~2개월 전 사이에, 문자·내용증명 등 증거가 남는 방법으로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 제1항 전단, 제6조의3 제1항)
  3. 집주인은 법정 거절 사유(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 단서 제1호~제9호)가 있을 때만 거절 가능
  4. 실거주 거짓 거절 후 세를 놓으면 임차인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음(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5항·제6항)
  5. 갱신 시 임대료 증액은 5%(20분의1) 상한이 원칙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3항, 제7조 제2항)
  6. 사유·시점·증거가 애매하면 이사·명도 전에 변호사와 조기 상담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최신 법령·판례를 바탕으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