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씀드립니다. 혼인 외에 태어난 아이의 출생신고는 원칙적으로 어머니가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어머니가 다른 사람과 혼인 중이면 아버지가 창구에서 막히는 일이 생깁니다. 아버지의 길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주 좁게 열려 있습니다. 그리고 헌법재판소는 이 구조를 두고 아버지의 권리가 아니라 아이의 권리가 침해된다고 보았습니다. 아래에서는 법이 신고할 사람을 어떻게 정해 두었는지, 왜 막히는지, 헌법재판소가 무엇을 문제 삼았는지, 그리고 지금은 어떤 상태인지를 차례로 살펴봅니다.
출생신고는 원래 누가 하나요?
먼저 법이 신고할 사람을 어떻게 나눠 두었는지부터 봅시다. 부모가 혼인한 상태에서 태어난 아이는 아버지와 어머니 중 누구라도 신고할 수 있습니다. 반면 부모가 혼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태어난 아이의 출생신고는 어머니가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46조 제2항).
여기서 법이 쓰는 말이 혼인 외 출생자입니다. 부모가 법적으로 혼인한 사이가 아닐 때 태어난 아이를 가리키는 분류어입니다. 한 가지는 분명히 해 두고 싶습니다. 이 말은 아이에 대한 평가가 아닙니다. 누가 출생신고를 하는지를 정하려고 법이 붙여 둔 이름일 뿐이고, 아이의 흠이나 잘못을 뜻하는 말이 전혀 아닙니다.
| 아이가 태어난 상황 | 법이 정한 신고 의무자 |
|---|---|
| 부모가 혼인한 상태에서 태어난 아이 | 아버지 또는 어머니 |
| 부모가 혼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태어난 아이 | 어머니 |
신고할 사람이 신고할 수 없는 때를 대비한 규정도 있습니다. 같은 조문은 함께 사는 친족이나 분만에 관여한 의사·조산사 등이 대신 신고할 수 있게 해 두었습니다. 또 신고 기간이 지나도록 신고가 되지 않아 아이의 복리가 위태로워질 우려가 있으면 검사나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신고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법이 빈틈을 아예 두지 않은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아빠가 하려면 왜 막히나요?
아버지에게 길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아버지가 혼인 외의 자녀에 대해 친생자출생의 신고를 하면, 그 신고에는 인지(認知)의 효력이 생깁니다. 인지란 아버지가 그 아이를 자기 자녀로 법적으로 인정하는 것을 말합니다. 즉 신고 하나로 등록과 인정이 함께 이루어지는 셈입니다.
문제는 그 신고에 붙어 있는 조건입니다. 어머니가 누구인지 분명한데도 아버지가 이 신고를 하려면 장애가 있어야 합니다. 어머니의 소재를 알 수 없거나, 어머니가 정당한 사유 없이 출생신고에 필요한 서류 제출에 협조하지 않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이런 경우에 아버지의 등록기준지나 주소지를 관할하는 가정법원의 확인을 받아 신고할 수 있습니다(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57조 제1항 단서·제2항). 어머니의 이름과 등록기준지, 주민등록번호를 알 수 없어 어머니가 누구인지 특정할 수 없는 경우에도 같은 확인 절차를 밟습니다.
여기서 등록기준지라는 낯선 말이 나옵니다. 가족관계등록부를 어느 곳을 기준으로 관리할지 정해 둔 표시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지금 사는 곳과 다를 수 있습니다. 가정법원 확인에 어떤 서류가 필요하고 얼마나 걸리는지는 담당 가정법원에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참고로, 아버지가 가정법원에 확인을 신청할 때는 보통 다음과 같은 서류가 필요합니다.
- 아이의 출생을 확인하는 서류(병원에서 받은 출생증명서 등)
- 어머니가 누구인지 적힌 서류 또는 어머니의 소재를 알 수 없다는 것을 보여 주는 자료
- 아버지 본인의 신분을 확인하는 서류
법원이 신청서를 받아 검토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사건마다 다릅니다. 법원은 서류를 살펴보고 조건이 맞는지 확인한 다음 허가 여부를 결정하는데, 어떤 경우에는 추가 자료를 요청하기도 합니다. 정확한 서류 목록과 처리 기간은 신청하려는 가정법원의 안내를 직접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대법원 홈페이지(www.scourt.go.kr)에서도 관할 가정법원 정보와 일부 서식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아버지가 법원 확인을 받아 신고를 하더라도, 아이가 어머니의 현재 배우자의 자녀로 추정되는 것이 법적으로 분명한 상황이라면 담당 기관이 신고 접수 자체를 거부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뒤에서 다시 설명합니다.
정리하면 아버지의 길은 열려 있되 좁습니다. 어머니 쪽에 장애가 있을 때를 위해 만들어 둔 통로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상담에서 자주 만나는 상황은 그 반대입니다. 어머니가 누구인지 분명하고, 연락도 되고, 서류에도 기꺼이 협조합니다. 다만 그 어머니가 다른 사람과 혼인 중일 뿐입니다. 이때는 위 사유 어디에도 들어맞지 않습니다. 왜 그런지는 다음 절에서 보겠습니다.
어머니가 다른 사람과 혼인 중이면 아이는 누구의 자녀가 되나요?
아내가 혼인 중에 임신한 자녀는 남편의 자녀로 추정됩니다(민법 제844조 제1항). 같은 조문은 혼인이 성립한 날부터 200일 뒤에 태어난 자녀와, 혼인관계가 끝난 날부터 300일 안에 태어난 자녀도 혼인 중에 임신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친생추정이라고 부릅니다.
이 글의 이해는 '추정'이라는 말에서 갈립니다. 추정은 사실로 못 박는 것이 아닙니다. 일단 그렇게 보아 두고, 다르게 다투려면 정해진 절차를 밟으라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유전자 검사 결과지를 들고 창구에 가더라도, 그 종이 한 장으로 추정이 곧바로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추정을 뒤집으려면 법이 따로 마련해 둔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그 절차의 이름과 기간, 누가 신청할 수 있는지는 사안에 따라 다르므로 가정법원과 변호사에게 확인해야 합니다.
조금 더 설명하자면, 추정을 법적으로 뒤집는 방법 중 가장 기본적인 것은 친생부인의 소라는 재판입니다. 쉽게 말하면, 어머니의 현재 법적 남편이나 어머니 자신이 법원에 "이 아이는 내 아이(또는 내 남편의 아이)가 아닙니다"라고 다투는 소송입니다.
지금 법에서는 어머니의 법적 남편 또는 어머니가 이 소송을 낼 수 있고, 그 이유를 알게 된 날로부터 2년 안에 신청해야 합니다(민법 제847조 제1항). 2년이 지나면 소송을 낼 수 없어서, 아무리 유전자 검사 결과가 있어도 법원에서는 이미 추정된 친자 관계를 바꾸기 어려워집니다.
이 소송에서 법원이 "추정을 깬다"는 판결을 내리면, 그 이후에야 비로소 다른 절차(생부의 인지 등)가 가능해집니다. 이 경우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므로,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습니다. 어느 단계를 어떤 순서로 밟아야 하는지는 사안마다 달라서, 변호사와 미리 상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서 어머니가 다른 사람과 혼인 중이면 아이는 서류상 그 남편의 자녀로 추정됩니다. 생부가 자기 이름으로 하는 출생신고는 이 추정과 정면으로 부딪칩니다. 실제로 법은 신고가 이루어진 뒤에라도 그 아이가 다른 사람의 친생추정을 받고 있음이 밝혀지면 이를 바로잡도록 하는 규정을 함께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 절에서 본 좁은 길도 여기서는 열리지 않습니다. 어머니를 특정할 수 있고 협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남는 것은 아이입니다. 어른들이 각자의 사정 앞에 멈춰 있는 동안, 아이는 어느 가족관계등록부에도 오르지 못한 채 시간을 보냅니다.
헌법재판소는 뭐라고 했나요?
이 구조는 실제로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받았습니다. 헌법재판소는 2023년 3월 23일, 위에서 본 조항들이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고 결정했습니다(헌재 2023. 3. 23. 2021헌마975). 심판 대상이 된 것은 앞서 본 두 조항입니다. 하나는 혼인 외 출생자의 출생신고를 어머니가 하도록 정한 조항이고, 다른 하나는 아버지가 가정법원 확인을 받아 신고할 수 있게 한 조항입니다.
헌법불합치란 헌법에 맞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조항을 곧바로 없애지 않고, 국회가 언제까지 고치라는 입법시한을 붙이는 결정 형식입니다. 입법시한은 말 그대로 국회가 법을 고쳐야 하는 기한입니다. 이 결정에서 정해진 시한은 2025년 5월 31일이었고, 그때까지는 조항이 계속 적용된다고 밝혔습니다. 헌법불합치가 무엇인지 더 알고 싶으시면 헌법불합치가 무슨 뜻인가요를 함께 보시기 바랍니다.
여기서부터가 이 글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입니다. 이 사건에는 생부인 아버지들도 청구인으로 참여했습니다. 그런데 헌법재판소는 그 아버지들의 심판청구는 모두 기각했습니다. 헌법에 맞지 않는다고 본 이유가 아버지의 권리가 침해되었기 때문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침해된다고 본 것은 아이들의 기본권이었습니다.
그 권리에는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태어난 즉시 "출생등록될 권리"입니다. 헌법재판소는 이 권리를, 아이의 출생과 관련된 기본적인 정보를 국가가 관리할 수 있도록 등록할 권리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아이가 사람으로서 인격을 자유롭게 펼치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최소한의 보호장치를 마련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헌법에 명시되지 아니한 독자적 기본권"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독자적 기본권이라는 말은, 다른 권리에 딸린 부속물이 아니라 그 자체로 하나의 기본권이라는 뜻입니다.
헌법 조문에 이름이 없는데 어떻게 기본권이 될 수 있을까요. 헌법이 그렇게 정해 두었기 때문입니다.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헌법에 열거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가볍게 다루어지지 않습니다(헌법 제37조 제1항). 헌법재판소는 이 권리의 근거를 먼저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에서 찾았습니다(헌법 제10조). 그리고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가족생활의 보장, 청소년의 복지 향상을 위한 국가의 정책 실시 의무에도 근거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재판관들의 의견이 갈렸는지도 궁금하실 것입니다.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는 판단, 즉 주문의 첫 부분에는 관여한 재판관들의 의견이 갈리지 않았습니다. 반대의견이 나온 것은 생부인 청구인들의 청구를 기각한 부분이었고, 재판관 한 명이 그 부분에 반대의견을 냈습니다. 여기에 법정의견을 보충하는 의견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시한이 지났는데 지금은 어떻게 되나요?
시한으로 정해진 2025년 5월 31일은 이미 지났습니다. 그런데 국회는 아직 이 조항들을 고치지 않았습니다. 헌법재판소가 공개하고 있는 「헌법불합치결정 미개정 법령현황」에도 이 사건이 그대로 올라 있습니다.
시한이 지난 조항은 효력을 잃은 것으로 처리됩니다. 다만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가면 안 됩니다. 조항이 효력을 잃었다는 것과, 아버지에게 신고 자격이 새로 생겼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아버지가 신고할 수 있게 해 주는 규정이 새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기준을 정하던 조항이 사라지면 그 자리가 비어 버려, 담당 기관이 무엇을 근거로 처리해야 할지 판단하기 어려워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지금 시·읍·면 창구와 가정법원이 어떤 기준으로 처리하고 있는지는 이 글에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사안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신고를 하려는 분이라면 담당 시·읍·면과 관할 가정법원에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한 가지 알아 두면 좋은 사실이 있습니다. 헌법재판소가 이 조항들을 그냥 없애지 않고 헌법불합치로 결정한 이유 중 하나는, 조항이 갑자기 사라지면 아이의 법적 지위에 빈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시한이 지나 조항이 효력을 잃었다고 해서 자동으로 새로운 규정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 출생신고 담당 기관과 법원은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처리할지 내부 기준을 검토하고 있을 수 있지만,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 그 기준이 공식적으로 정해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국회가 조속히 법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고, 그전까지는 담당 기관이 어렵게 판단을 내려야 합니다.
그래서 지금 상황에서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먼저 관할 가정법원 민원실이나 시·읍·면 담당자에게 직접 문의해서 지금 이 시점에 어떤 방법으로 처리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아이의 상황이 급하다면 법률구조공단(132)이나 가까운 법률 무료 상담 창구를 이용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앞의 사례로 돌아가 봅시다. 아버지가 주민센터에서 세 번 들은 "접수가 어렵다"는 답은 담당자가 야박해서 나온 말이 아닙니다. 신고할 사람을 정해 둔 규정과 친생추정이 겹쳐 있고, 그 규정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아직 입법으로 이어지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네 번째 방문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우리 사안이 어느 갈래에 서 있는지를 정리하는 것입니다.
병원에서 알아서 통보해 준다고 하던데요?
최근 몇 해 사이 병원이 아이의 출생 사실을 알리도록 하는 제도가 크게 보도되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병원에서 알아서 처리해 주는 것 아니냐"고 묻는 분이 많습니다.
법에는 출생사실의 통보라는 제목이 붙은 조문이 있습니다. 의료기관에 종사하는 의료인은 그 의료기관에서 출생이 있으면 출생 사실을 확인하기 위한 정보를 기록에 남겨야 합니다. 그 자리가 진료기록부나 조산기록부입니다(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의3 제1항).
여기서 구분이 필요합니다. 이 제도가 겨냥하는 것은 아이의 출생이 어디에도 기록되지 않는 일입니다. 반면 이 글이 다루는 문제는 누가 신고할 수 있는가입니다. 두 문제는 서로 다릅니다. 통보하는 제도가 생겼다고 해서, 앞에서 본 신고 의무자에 관한 규정이 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니 "병원이 알아서 해 줄 것"이라고 기다리는 것은 이 상황의 답이 되지 않습니다. 이 제도의 구체적인 통보 절차와 예외는 이 글에서 확인하지 못했으므로, 담당 기관의 안내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 제도가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지 간단히 보면 이렇습니다. 병원에서 아이가 태어나면, 병원이 이 사실을 시·읍·면 담당 기관에 알립니다. 그러면 담당 기관은 어머니의 혼인 관계를 확인합니다.
만약 아이가 부모가 법적으로 결혼한 사이에서 태어났다면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에게 "출생신고를 해 주세요"라는 안내(최고)가 갑니다. 반면 부모가 결혼하지 않은 사이라면 어머니에게만 안내가 갑니다(출생통보에 관한 가족관계등록사무처리지침 제4조 제1항). 안내를 받고도 정해진 기간 안에 신고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담당 기관이 법원 허가를 받아 직접 출생 기록을 남기는 절차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이 통보 제도는 아이의 존재 자체가 어디에도 기록되지 않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한 안전망입니다. 하지만 누가 신고를 할 수 있는지, 어떤 이름으로 등록이 되는지는 이 통보 제도가 아닌 앞서 설명한 출생신고 규정에 따라 결정됩니다. 통보가 되었다고 신고가 완료된 것이 아닌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그럼 지금 무엇을 할 수 있나요?
순서대로 정리하시면 됩니다.
- 어머니의 상태부터 정리합니다. 어머니가 누구인지 특정할 수 있는지, 연락이 되는지, 서류 협조가 가능한지를 적어 봅니다. 뒤에서 보듯 실제로 길이 갈리는 곳이 바로 여기입니다.
- 어머니 쪽에 장애가 있다면 가정법원 확인의 길을 검토합니다. 소재를 알 수 없거나 정당한 사유 없이 협조하지 않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 어머니가 다른 사람과 혼인 중이라면 친생추정을 다투는 별도의 절차가 필요한 경우인지 검토합니다. 절차의 종류와 요건이 사안마다 다르므로 시작 전에 확인이 필요합니다.
- 아이의 당장의 어려움은 따로 상담합니다. 담당 지방자치단체의 아동 담당 부서나 아동 관련 기관에, 지금 이용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물어보십시오. 절차가 끝나기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아이의 시간은 흘러갑니다.
- 오간 내용을 기록으로 남깁니다. 창구에서 들은 답변과 날짜, 담당 부서를 적어 두면 다음 절차를 밟을 때 도움이 됩니다.
- 개정 과정에 의견을 낼 수 있습니다. 정부가 법령안을 미리 알리는 입법예고 기간에는 누구든 의견을 제출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이렇게 갈립니다
상담에 오시는 아버지들이 가장 먼저 하는 말은 대체로 같습니다. "제가 친아빠인데 왜 안 됩니까." 그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그런데 실무에서 절차가 실제로 갈리는 지점은 친자인지 여부가 아니라 어머니의 상태입니다.
어머니가 누구인지 특정할 수 없거나, 소재를 알 수 없거나, 정당한 이유 없이 서류에 협조하지 않는 경우에는 가정법원 확인이라는 길이 열려 있습니다. 반대로 어머니가 분명하고 연락도 되고 협조도 하는데 다른 사람과 혼인 중인 경우가 가장 막힙니다. 앞에서 본 좁은 통로가 어머니 쪽의 장애를 전제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런 역설이 생깁니다. 선의로 협조하는 어머니가 있을수록 오히려 아버지의 길이 좁아집니다. 아이를 함께 키우려는 두 사람이 잘 협력하고 있을수록, 아이의 등록은 더 늦어지는 것입니다. 이것은 누군가가 일을 잘못해서 생긴 결과가 아니라, 신고 의무자를 정한 규정과 친생추정이 서로 맞물리면서 생긴 구조입니다. 헌법재판소가 아버지가 아니라 아이의 권리를 문제 삼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봅니다. 어른들의 사정을 아무리 잘 정리해도, 그 사이에서 등록되지 못하는 것은 아이이기 때문입니다.
한 가지 더 알아 두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어머니의 소재를 알 수 없어서 가정법원 확인을 받았더라도, 그 아이가 어머니의 현재 법적 남편의 자녀로 추정되는 것이 분명하다면, 출생신고 접수 자체를 거부당할 수 있습니다. 가정법원 확인을 받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고 오해하기 쉬운데, 친생추정 문제가 함께 걸려 있으면 확인을 받아도 창구에서 막힐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바로 변호사와 상담하세요
- 아이의 출생신고가 여러 달 이상 미뤄지고 있는 경우
- 어머니가 다른 사람과 혼인 중이어서 창구에서 접수가 어렵다는 답을 받은 경우
- 어머니의 소재를 알 수 없거나 서류 협조를 받기 어려워 가정법원 확인을 검토해야 하는 경우
- 이미 이루어진 출생신고에 대해 정정이나 취소 이야기가 나온 경우
- 아이가 의료·보육 절차에서 실제로 막히고 있어 시간을 더 끌기 어려운 경우
핵심 요약
- 혼인 외에 태어난 아이의 출생신고는 원칙적으로 어머니가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 아버지도 신고할 수 있지만, 어머니를 특정할 수 없거나 소재불명이거나 정당한 사유 없이 협조하지 않는 등 장애가 있을 때 가정법원 확인을 받는 좁은 길입니다.
- 어머니가 다른 사람과 혼인 중이면 아이는 그 남편의 자녀로 추정됩니다. 추정은 확정이 아니라, 다투려면 정해진 절차를 밟으라는 뜻입니다.
- 헌법재판소는 이 구조가 헌법에 맞지 않는다고 결정했습니다. 헌법불합치라는 결론 자체에는 관여한 재판관들의 의견이 갈리지 않았고, 생부인 아버지들의 청구를 기각한 부분에 대해서만 재판관 한 명의 반대의견이 있었습니다.
- 다만 헌법재판소가 침해된다고 본 것은 아버지의 권리가 아니라, 아이가 태어난 즉시 출생등록될 권리였습니다. 생부인 청구인들의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 국회가 고칠 시한은 이미 지났습니다. 그러나 조항이 효력을 잃은 것과 아버지에게 신고 자격이 생긴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 병원이 출생 사실을 알리는 제도는 기록 누락을 막기 위한 장치이고, 누가 신고할 수 있는지를 바꾼 것이 아닙니다.
- 실제 처리 기준은 담당 시·읍·면과 관할 가정법원에 먼저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최신 법령·판례를 바탕으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