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문자를 지우는 것으로 끝낼 일이 아닙니다. 내 정보를 갖고 있는 회사에는 "무엇을 갖고 있는지 보여 달라", "지워 달라", "더는 쓰지 말라"고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부탁이 아니라 법이 정해 둔 권리입니다. 아래에서는 그 권리가 어디에서 나오는지, 실제로 어떤 순서로 요구하는지, 거절당하면 어디로 가면 되는지를 차례로 살펴봅니다.

지워 달라고 말할 권리는 어디서 나오나요?

헌법은 모든 국민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보장합니다(헌법 제17조). 헌법재판소는 이 조항과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 조항(헌법 제10조 제1문)을 이념적 기초로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헌법에 명시되지 아니한 독자적 기본권으로 인정했습니다(헌법재판소 2005. 5. 26. 선고 99헌마513, 2004헌마190(병합) 결정). 말이 어렵지만 뜻은 단순합니다. 내 정보를 누가, 어디까지, 언제까지 쓰게 할지 내가 정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헌법 조문만 들고는 일상에서 쓰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 권리를 구체적인 절차로 옮겨 놓은 법이 개인정보 보호법입니다. 열람·정정·삭제·처리정지라는 네 가지 요구권이 바로 그 절차입니다(개인정보 보호법 제35조 내지 제37조). 정리하면 권리의 뿌리는 헌법이고, 손에 쥐는 도구는 개인정보 보호법입니다.

첫 단계는 "지워 달라"가 아니라 "보여 달라"입니다

무엇을 갖고 있는지 모르면 무엇을 지워 달라고 할지도 정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열람 요구를 먼저 보냅니다(개인정보 보호법 제35조 제1항). 열람으로 확인하는 것은 대체로 다음 네 가지입니다.

  1. 어떤 정보를 갖고 있는지 — 이름·연락처·주소·구매 내역 등
  2. 왜 수집했고 지금 어디에 쓰고 있는지
  3. 언제까지 보관하는지
  4. 누구에게 넘겼는지 — 제3자 제공 현황(개인정보 보호법 시행령 제41조 제1항 제4호)

보내는 곳은 그 회사의 개인정보 보호책임자입니다. 홈페이지 맨 아래 '개인정보처리방침'을 열면 담당자와 연락처가 적혀 있습니다. 이 방침은 회사가 스스로 공개한 약속이므로, 여기 적힌 보관 기간과 실제가 다르면 그 자체가 다툴 거리가 됩니다.

한 가지만 꼭 지키십시오. 요구는 기록이 남는 방법으로 합니다. 전화 상담은 흔적이 남지 않아 나중에 "그런 요구를 받은 적 없다"는 말에 대응하기 어렵습니다. 이메일이나 서면으로 보내고, 보낸 날짜와 화면을 캡처해 두십시오. 서면으로 보낼 때의 형식은 내용증명 보내는 법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삭제와 처리정지는 다릅니다 — 무엇을 요구할지 먼저 고르세요

같은 "지워 달라"처럼 들려도 요구의 종류가 다르고, 결과도 다릅니다.

요구 이럴 때 씁니다 알아둘 점
정정 정보가 사실과 다를 때 틀린 주소·이름을 바로잡습니다
삭제 수집한 목적이 이미 끝났을 때 다른 법이 보관하도록 정한 정보는 지워지지 않습니다(개인정보 보호법 제36조 제1항 단서)
처리정지 지우기는 어렵지만 그만 쓰게 하고 싶을 때 광고·마케팅을 멈추는 데 특히 쓸모가 있습니다
동의 철회 광고 수신에 동의했던 경우 동의는 언제든 거둘 수 있습니다(개인정보 보호법 제37조 제1항)

여기서부터가 실무입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삭제해 달라고 했는데 거절당했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회사가 못되게 굴어서가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다른 법이 거래·결제 기록을 일정 기간 보관하도록 정해 두었기 때문입니다(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제6조, 같은 법 시행령 제6조 등). 이때 삭제만 고집하면 다툼이 길어지고, 정작 원하던 결과는 오지 않습니다.

실익이 큰 쪽은 보관 여부가 아니라 이용 범위입니다. "보관은 하되 광고에는 쓰지 말라"는 처리정지가 더 빠르고 확실합니다. 그래서 저는 요구서에 "삭제, 그것이 어렵다면 최소한 처리정지"라고 두 가지를 나란히 적으라고 권합니다. 회사가 삭제를 거절하더라도 처리정지까지 함께 거절하려면 별도의 이유를 대야 하기 때문입니다.

요구했는데 거절당하면 어떻게 하나요?

거절 자체가 곧바로 위법인 것은 아닙니다. 다만 회사는 거절할 때 그 이유와 이의제기 방법을 알려야 합니다(개인정보 보호법 제37조 제4항, 제38조 제5항). 그러니 거절 통지를 받으면 버리지 마십시오. 다음 단계에서 그대로 증거가 됩니다.

그다음 갈 수 있는 곳은 세 군데입니다.

  1. 개인정보 침해 신고센터 — 국번 없이 118로 신고합니다(개인정보 보호법 제62조). 비용은 들지 않습니다.
  2. 개인정보 분쟁조정위원회 — 조정을 신청합니다. 조정이 성립하면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이 생깁니다(개인정보 보호법 제47조 제5항).
  3. 손해배상 청구 — 실제 피해가 있다면 법원에 청구합니다(개인정보 보호법 제39조 제1항).

광고 문자 자체가 문제인 경우도 있습니다. 영리 목적의 광고 문자는 미리 수신 동의를 받아야 하고, 야간에 보내려면 따로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50조 제1항·제3항). 이 부분은 개인정보 보호법이 아니라 정보통신망법이 다룹니다. 그래서 문자 화면에 표시된 발신 번호와 수신 시각을 남겨 두면, 신고할 때 근거가 하나 더 생깁니다.

이럴 때는 바로 변호사와 상담하세요

  •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통지를 받았고, 명의도용이나 보이스피싱 같은 실제 피해로 이어진 경우
  • 건강·병력, 성생활, 범죄경력처럼 민감한 정보가 관련된 경우
  • 삭제나 처리정지 요구가 반복해서 거절되고, 그 정보 때문에 취업·대출에서 불이익을 겪는 경우
  • 상대가 회사가 아니라 개인인 경우 — 이때는 온라인에서 욕설·비방 당했다면 쪽이 더 가까운 글입니다
  • 국가·공공기관이 갖고 있는 자료가 문제라면 정보공개청구 하는 법을 함께 보십시오

핵심 요약

  1. 내 정보를 어디까지 쓰게 할지 정하는 사람은 회사가 아니라 나입니다.
  2. 순서는 열람 → 정정·삭제 또는 처리정지 → 신고·분쟁조정입니다.
  3. 지우기 어려운 정보라도 "더는 쓰지 말라"는 요구는 따로 할 수 있습니다.
  4. 요구는 전화가 아니라 이메일·서면처럼 기록이 남는 방법으로 합니다.
  5. 거절 통지는 버리지 말고 보관하십시오. 다음 단계의 증거가 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최신 법령·판례를 바탕으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