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에 속아 돈을 보냈다면 가장 먼저 112나 돈을 보낸 은행에 전화해 사기범 계좌의 지급정지를 요청해야 합니다. 경찰서 방문이나 가족과의 상의는 그다음입니다. 환급 절차로 돌려받는 돈은 사기범 계좌에 아직 남아 있는 돈이 한도이기 때문입니다.

경찰청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 누리집에는 한 해 국내 신고 2만 3천여 건, 손실액 1조 2천억 원대가 게시돼 있습니다. 그만큼 흔한 일이고, 법이 정한 절차도 있습니다. 이 글은 전화 한 통 → 3영업일 안의 서류 → 환급까지의 순서를 차례로 정리합니다. 2026년 10월에 바뀐 법 이름과 코인 피해 이야기도 함께 다룹니다.

보이스피싱으로 돈을 보냈다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하나요?

지급정지부터 요청합니다. 지급정지는 사기범이 쓴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묶어 두는 것입니다. 이 절차를 정한 법은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자산 환급에 관한 특별법」(아래에서는 '특별법')입니다.

피해자는 두 곳 중 어느 쪽에든 신청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내가 돈을 보낸 내 계좌의 은행이고, 다른 하나는 돈을 받은 사기범 계좌의 은행입니다(특별법 제3조 제1항). 법에서는 이것을 '피해구제 신청'이라고 부릅니다. 어느 은행에 걸어야 할지 헷갈리면, 내 통장의 은행 콜센터에 걸면 됩니다. 신청을 받은 은행이 상대 은행에도 지급정지를 요청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112나 금융감독원 1332에 전화해도 됩니다. 금융감독원은 두 번호에서도 은행으로 연결해 준다고 안내합니다. 밤이나 주말이라도 날이 밝기를 기다리지 말고 바로 전화하세요. 경찰청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은 신고대응센터를 24시간 운영하며, 이 센터가 하는 일에 '계좌 지급정지 지원'이 들어 있다고 안내합니다.

신청을 받은 은행은 미루면 안 됩니다. 거래 내역을 보고 사기에 쓰인 계좌로 의심되면 즉시 그 계좌 전부를 지급정지해야 합니다(특별법 제4조 제1항). 은행이 이 의무를 어겨 그 은행의 이용자에게 손해가 생기면 배상 책임을 진다는 조항도 있지만, 실제로 배상받을 수 있는지는 사안마다 다릅니다.

돈이 이미 다른 은행 계좌로 옮겨졌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길이 막히는 것은 아닙니다. 신청을 받은 은행은 돈이 옮겨 간 다른 은행에도 정보를 주고 지급정지를 요청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지급정지는 어떻게 신청하나요? — 전화 다음은 3영업일

원래는 피해구제신청서에 신분증 사본을 붙여 은행에 내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급하면 전화나 말로 먼저 신청할 수 있습니다(특별법 시행령 제3조 제1항). 그래서 사례의 김 씨도 서류를 갖출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전화로 먼저 신청할 수 있습니다.

전화로 먼저 신청했다면 숙제가 하나 남습니다. 신청한 날부터 3영업일 안에 신청서와 신분증 사본을 그 은행에 내야 합니다(같은 시행령 제3조 제2항). 영업일은 은행이 문을 여는 날이라는 뜻이어서, 토요일·일요일·공휴일은 세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화요일 저녁에 전화로 신청했다면, 수·목·금요일 안에 서류를 내면 됩니다. 이 기한을 넘기면 은행이 14일의 기간을 정해 다시 서류를 내라고 알려 올 수 있습니다. 그때도 내지 않으면 처음 전화로 한 신청이 없었던 것으로 됩니다. 그러니 3영업일 기한을 꼭 챙기세요.

은행은 필요하면 경찰의 피해신고 확인 자료를 함께 내 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경찰서(사이버수사대)에서 발급한 사건사고사실확인원(경찰서에서 사건을 접수했다는 사실을 확인해 주는 서류) 등 증빙서류를 예로 들고, 필요한 서류는 방문 전에 은행이나 경찰서에 물어보라고 안내합니다.

현금을 직접 건넸거나, 시키는 대로 돈을 뽑아 줬다면?

이때는 길이 다릅니다. "검찰 직원"이나 "은행 직원"이라는 사람에게 현금을 직접 건넨 경우, 카드를 건네 상대가 돈을 뽑아 간 경우, 시키는 대로 현금을 뽑아 준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앞에서 본 피해자 본인의 신청은 돈을 보내거나 이체한 피해를 위한 것입니다. 현금을 직접 건넸거나, 카드를 건네 상대가 돈을 뽑아 갔거나, 시키는 대로 돈을 뽑아 준 경우에는 경찰 같은 수사기관이 은행에 지급정지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특별법 제3조 제2항). 피해자가 직접 은행에 신청하는 길이 아니므로, 이 독자에게는 112 신고가 첫 행동입니다.

신고할 때는 만난 장소와 시간, 건넨 금액, 상대의 인상착의, 주고받은 문자나 통화 기록을 함께 알려 주세요. 경찰이 돈이 들어간 계좌를 찾는 데 단서가 됩니다.

돈은 언제, 얼마나 돌려받나요?

지급정지가 되면 바로 돈이 돌아오는 것은 아닙니다. 법이 정한 순서를 거칩니다.

  1. 은행이 금융감독원에 공고를 요청합니다. 공고는 '이 계좌의 돈을 피해자에게 돌려주려 한다'고 공개적으로 알리는 것입니다.
  2. 금융감독원이 2개월 동안 누리집에 공고합니다. 이 기간에 계좌 주인은 이의를 낼 수 있습니다.
  3. 계좌 주인의 이의가 없으면, 공고일부터 2개월이 지날 때 계좌 주인의 권리가 소멸합니다. 이것을 '채권소멸'이라고 하는데, 계좌 주인이 그 돈을 찾아갈 권리가 없어진다는 뜻입니다.
  4. 소멸한 날부터 14일 안에 금융감독원이 누가 얼마를 받을지 정합니다. 은행은 그 통지를 받으면 지체 없이 피해자가 지정한 계좌로 돈을 보냅니다(특별법 제9조 제1항, 제10조 제1항).

그래서 계좌 주인의 이의가 없으면, 공고일부터 환급액이 정해지기까지 길어야 2개월 보름쯤 걸리고 그 뒤 은행이 지체 없이 돈을 보냅니다. 지급정지부터 공고까지 걸리는 시간은 여기에 더해집니다. 특히 현금을 직접 건넨 경우에는 경찰이 피해자를 은행에 알린 뒤에야 공고가 요청되므로 더 걸릴 수 있습니다.

얼마를 받는지도 정직하게 알아 둘 필요가 있습니다. 돌려받는 돈은 사기범 계좌에 남아 있던 돈이 한도입니다. 피해자가 여럿인데 남은 돈이 모자라면, 남은 돈을 각자의 피해액 비율대로 나눕니다(특별법 제10조 제2항). 그래서 빨리 묶을수록 남아 있는 돈이 많을 가능성이 큽니다. 반대로 늦었다고 해서 한 푼도 못 받는다고 단정할 일도 아닙니다.

남은 돈이 아주 적은 경우도 있습니다. 남은 돈이 1만 원 이하라면 은행이 공고를 요청할 의무가 없어서, 피해자가 따로 요청하지 않으면 환급 절차로 넘어가지 않습니다. 이때는 지급정지 통지를 받은 날부터 30일 안에 은행에 절차를 시작해 달라고 요청해야 합니다(특별법 제5조 제1항 제6호, 같은 법 시행령 제6조 제2항).

환급을 받을 때는 통지에 든 실비 범위에서 수수료가 붙을 수 있고, 사정에 따라 면제될 수도 있습니다. 공고를 뒤늦게 본 다른 피해자도 공고일부터 2개월 안에는 은행에 피해구제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상대 계좌 주인이 "나는 모르는 일"이라며 이의를 내면?

사기에 쓰인 계좌의 주인을 '명의인'이라고 합니다. 명의인은 공고를 기준으로 2개월이 지나기 전에 "이 계좌는 사기에 쓰인 계좌가 아니다"라며 은행에 이의를 낼 수 있습니다.

이의가 들어와도 계좌가 곧바로 풀리지는 않습니다. 피해자가 이의 사실을 통보받은 날부터 2개월이 지나기 전에는 원칙적으로 지급정지를 해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명의인이 객관적인 자료로 충분히 밝히면(이것을 '소명'이라고 합니다) 그 전에 풀릴 수도 있습니다.

이 통보를 받았다면 서둘러야 합니다. 그 2개월이 지나면 원칙적으로 지급정지가 풀리기 때문입니다. 그 사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사건마다 달라서, 대한법률구조공단(132)이나 변호사에게 곧바로 법률 상담을 받아 보는 것이 좋습니다.

내 개인정보나 휴대폰까지 털린 것 같다면?

문자 속 링크를 눌렀거나, 시키는 대로 앱을 깔았거나, 신분증 사진을 보냈다면 돈을 보낸 것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다음 조치를 안내합니다.

  • 개인정보 노출 등록: 금융감독원 개인정보 노출자 사고예방시스템(pd.fss.or.kr)에 등록하면 내 이름으로 새 계좌를 열거나 신용카드를 발급받는 일이 제한됩니다. 금융감독원은 이때 다른 휴대전화나 PC를 쓰라고 권합니다.
  • 내 계좌 한꺼번에 묶기: 금융결제원 계좌정보통합관리서비스(www.payinfo.or.kr)에서 은행·제2금융권(저축은행·카드사 등)·증권사의 내 계좌를 한꺼번에 지급정지할 수 있습니다. 은행 영업점이나 콜센터에서도 할 수 있습니다.
  • 명의도용 휴대폰 확인: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명의도용방지서비스(www.msafer.or.kr)에서 내 이름으로 개통된 휴대폰이 있는지 조회하고, 새 가입을 막을 수 있습니다.
  • 악성앱 의심: 휴대전화를 초기화하거나 악성앱을 지웁니다. 초기화하기 전까지는 전원을 끄거나 비행기모드로 둡니다.

내 이름으로 대출이 실행됐거나 예금·적금이 해지됐다면, 은행은 이런 거래 때 본인인지 확인할 의무가 있다는 점도 알아 두면 좋습니다. 금융회사의 책임이 문제 될 수 있는 경우이니, 금융감독원(1332)에 문의해 보세요.

2026년 10월부터 달라진 것 — 코인 피해도 대상입니다

이 법의 이름은 2026년 10월 1일부터 바뀌었습니다. 예전 이름은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이었고, 지금은 '피해금'이 '피해자산'으로 바뀌었습니다. 아직 예전 이름으로 안내하는 곳도 있지만 같은 법입니다.

이름만 바뀐 것이 아닙니다. 속아서 가상자산(코인)을 보낸 피해도 지급정지와 환급 대상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10월 1일 전에 당한 코인 피해라도, 이제는 피해구제(지급정지)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개정법 부칙 제2조). 부칙은 법 끝에 붙어, 언제부터 어떻게 적용할지 정한 규정입니다.

코인을 보냈다면, 내가 코인을 보낸 거래소나 코인이 들어간 상대 계정의 거래소에 지급정지(피해구제)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개정법이 가상자산거래소도 은행과 같은 금융회사로 묶었기 때문입니다. 돌려받을 때는 묶인 코인을 그대로 받거나, 원하면 거래소가 팔아 돈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상대가 거래소 계정이 아니라 개인 지갑 주소로 받았다면 이 절차로 묶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거래소마다 접수 방법이 다를 수 있으니 112에도 함께 신고해 두세요.

한편 이 법은 물건을 팔거나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속인 사기는 대상에서 뺍니다. 다만 대출을 해 주겠다고 속인 사기는 대상에 들어갑니다(특별법 제2조 제2호). 중고거래 사기라면 중고거래 사기 대응 글을 보세요.

고소(처벌)와 돈 되찾기는 다른 길입니다

사기범을 처벌받게 하는 일과 내 돈을 되찾는 일은 서로 다른 절차입니다. 처벌은 경찰·검찰의 수사와 재판으로 가고, 돈 되찾기는 지금까지 본 은행·금융감독원의 환급 절차로 갑니다.

그래서 "고소장부터 써야 하나" 고민하느라 지급정지를 미룰 이유가 없습니다. 지급정지를 먼저 해 두고, 처벌은 112 신고와 수사 절차로 이어 가면 됩니다. 사기죄 고소 절차는 사기 고소 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수사가 어떻게 흘러가는지는 형사 절차 한눈에 보기 글을 보세요.

환급으로 다 돌려받지 못한 경우의 다른 방법은 사건마다 사정이 달라 이 글에서 다루지 않습니다. 돈 받기의 일반적인 경로는 돈 받는 방법 로드맵을 참고하세요.

은행이 "경찰 확인서부터 떼 오라"고 해도, 신청은 먼저 할 수 있습니다

은행 창구에서 "경찰서에서 확인서를 받아 오시면 접수해 드리겠다"는 안내를 받았다고 생각해 봅시다. 이 말만 믿고 다음 날까지 기다리면, 그사이 사기범 계좌의 돈이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법의 순서는 그 반대입니다. 법은 급할 때 서류 없이 전화나 말로 먼저 신청하게 했고, 서류는 그 뒤 3영업일 안에 내도록 했습니다. 경찰 확인 자료는 은행이 '필요하면 요청할 수 있는' 것이지, 신청을 받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 적혀 있지 않습니다.

그러니 이런 안내를 받으면 "우선 지급정지 신청부터 접수해 주시고, 서류는 기한 안에 내겠습니다"라고 분명히 말하는 것이 좋습니다. 은행은 신청을 받으면 의심 계좌를 즉시 정지해야 하므로, 접수 시점을 앞당기는 것 자체가 돌려받을 돈을 지키는 일입니다.

다음 단계 — 어디에, 무엇을 들고 가나요?

경찰서에 가기 전에, 112나 돈을 보낸 은행에 먼저 전화해 지급정지를 요청합니다. 그다음 순서는 아래와 같습니다.

순서 어디에 무엇을 연락처
1. 지급정지 전화 돈을 보낸 내 은행 또는 사기범 계좌의 은행 콜센터 피해 사실을 알리고 지급정지 요청 각 은행 콜센터 · 112 · 1332에서도 연결
2. 경찰 신고 경찰 사건 신고, 현금을 건넸다면 지급정지 요청 112
3. 서면 신청 지급정지를 신청한 은행 영업점 피해구제신청서, 신분증 사본(신청일부터 3영업일 안), 은행이 요청하면 사건사고사실확인원 등 경찰 확인 자료도 방문 전 은행·경찰서에 필요 서류 문의
4. 개인정보 보호 금융감독원·금융결제원·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노출 등록, 내 계좌 일괄 지급정지, 명의도용 휴대폰 조회 pd.fss.or.kr · www.payinfo.or.kr · www.msafer.or.kr
5. 환급 기다리기 금융감독원 공고 → 은행 지급 환급받을 내 계좌 지정 금융감독원 1332(유료, 통화료 본인 부담)

수상한 전화나 문자를 받았을 때 제보하거나 상담하려면 경찰청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 「피싱안심SOS」(www.counterscam112.go.kr, 1394)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법률 상담은 대한법률구조공단(국번 없이 132, 통화료 본인 부담)에서 받을 수 있습니다.

비용은 이렇습니다. 지급정지와 피해구제를 신청하는 단계의 비용은 법령이나 기관 안내에 따로 적혀 있지 않으니, 신청하는 은행에 물어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환급을 받을 때는 앞서 본 대로 통지에 든 실비 범위의 수수료가 붙을 수 있습니다.

혼자 처리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계좌 주인이 이의를 냈다는 통보를 받았거나, 내 이름으로 대출이 실행된 경우가 그렇습니다. 이럴 때는 132 상담이나 변호사의 검토를 받아 다음 대응을 정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금융회사의 책임이 문제 될 것 같다면 금융감독원 1332에도 문의해 보세요.

핵심 요약

  1. 보이스피싱에 속아 돈을 보냈다면 경찰서보다 먼저 112나 은행 콜센터에 전화해 지급정지를 요청합니다.
  2. 신청은 내가 돈을 보낸 은행이나 사기범 계좌의 은행 어느 쪽에든 할 수 있고, 은행은 의심 계좌를 즉시 묶어야 합니다.
  3. 전화로 먼저 신청했다면 3영업일 안에 피해구제신청서와 신분증 사본을 냅니다.
  4. 현금을 직접 건넸거나, 카드를 건네 상대가 돈을 뽑아 갔거나, 돈을 뽑아 줬다면 112 신고가 먼저입니다.
  5. 환급은 금융감독원 공고 2개월과 그 뒤 14일을 거치고, 사기범 계좌에 남은 돈이 한도입니다.
  6. 2026년 10월 1일부터 법 이름이 바뀌었고, 코인 피해도 대상에 들어갔습니다.
  7. 개인정보가 노출됐다면 노출 등록, 내 계좌 일괄 지급정지, 명의도용 휴대폰 조회를 함께 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최신 법령·판례를 바탕으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