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씀드립니다. 국가유공자의 보상금을 받을 자녀가 여럿이면 그중 한 명만 받습니다. 누가 받을지는 자녀들이 합의한 사람, 부모를 주로 모신 사람 순으로 정하고, 둘 다 없으면 나이가 가장 많은 자녀가 받아 왔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이 마지막 기준이 평등원칙에 어긋난다고 결정했고, 국회는 2026년 9월 법을 고쳤습니다. 그래서 2027년 1월 1일부터는 나이 대신 생활수준이 기준이 됩니다. 그런데 한 가지를 꼭 함께 알아 두셔야 합니다. 이미 받고 있는 사람은 그 뒤에도 그대로 받습니다. 아래에서는 지금의 순서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 헌법재판소가 무엇을 문제 삼았는지, 법이 어떻게 바뀌었고 누구에게 언제부터 달라지는지를 차례로 살펴봅니다.
국가유공자 보상금은 자녀 중 누가 받나요?
먼저 보상금을 받을 수 있는 가족의 범위부터 봅시다. 법은 유족의 순서를 배우자, 자녀, 부모, 조부모 순으로 정해 두었습니다(국가유공자법 제5조 제1항). 그래서 국가유공자가 돌아가신 뒤에는 보통 배우자가 먼저 받습니다. 배우자마저 돌아가시면 그다음 차례가 자녀입니다.
여기서 많은 분이 놀라는 대목이 있습니다. 자녀가 셋이어도 보상금이 셋으로 나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같은 순위에 여러 명이 있으면, 그중 한 명을 골라 그 사람에게 지급합니다. 부모 두 분이 같은 순위일 때에는 똑같이 나누는 예외가 있지만, 자녀에게는 그런 예외가 없습니다.
그럼 한 명을 어떻게 고를까요. 법은 세 단계를 차례로 밟게 합니다(국가유공자법 제13조 제2항).
| 단계 | 누구에게 | 2026년 12월 31일까지 | 2027년 1월 1일부터 |
|---|---|---|---|
| 1 | 같은 순위 유족끼리 합의로 정한 사람 | 적용 | 적용(그대로) |
| 2 | 국가유공자를 주로 부양하거나 양육한 사람 | 적용 | 적용(그대로) |
| 3 | 위 둘이 없을 때 | 나이가 많은 사람 | 생활수준이 낮은 사람 |
| 4 | 3단계로도 정해지지 않을 때 | — | 나이가 많은 사람 |
첫 단계인 합의는 생각보다 문턱이 높습니다. 같은 순위 유족 모두가 합의해서, 보상금을 받을 사람을 적은 지정서에 모두의 인감증명서를 붙여 내야 합니다(같은 법 시행령 제24조 제1항). 그러니 형제 중 한 명만 도장을 찍지 않아도 합의는 없는 것이 됩니다. 앞의 사례에서 큰형이 도장을 찍지 않은 순간, 첫 단계는 끝난 셈입니다.
그리고 이 순서는 보상금 한 가지에만 쓰이지 않습니다. 헌법재판소도 짚었듯이, 여기서 정한 순서가 다른 여러 지원의 대상자를 정할 때에도 기준으로 쓰입니다. 그래서 선순위자 한 사람에게 혜택이 몰리고, 나머지 형제는 한꺼번에 빠지게 됩니다. 이 순서가 형제 사이에서 유독 큰 다툼거리가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주로 모셨다'는 걸 인정받기가 왜 어렵나요?
두 번째 단계는 주로 부양하거나 양육한 사람입니다. 부모를 모신 자녀가 있다면 그 사람이 먼저라는 뜻이니, 얼핏 공평해 보입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이 단계를 넘기가 쉽지 않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이번 결정에서 이 기준을 따로 살폈습니다. 그리고 이 기준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봤습니다. 다만 그 뜻을 꽤 엄격하게 풀었습니다. '주로 부양'했다고 하려면, 부모의 생애 전체를 놓고 볼 때 다른 형제들보다 특히 높은 수준으로 모셔서, 그 사람에게만 선순위를 주는 것이 정당하다고 할 정도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형보다 조금 더 모셨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헌법재판소는 가족끼리 어느 정도 돕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봤습니다. 그래서 조금 더 모신 자녀를 전혀 모시지 않은 자녀와 같게 대하는 것도 불합리한 차별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이렇게 두 번째 단계가 좁으니, 합의가 깨진 집은 대부분 세 번째 단계로 넘어갑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 세 번째 단계는 나이였습니다. 사례의 막내가 "왜 나이만 보느냐"고 물은 자리가 바로 여기입니다.
헌법재판소는 나이 기준을 어떻게 봤나요?
헌법재판소는 2025년 4월 10일, 자녀 중 나이가 많은 사람을 선순위자로 정한 부분이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고 결정했습니다(헌재 2025. 4. 10. 2024헌가12).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이었습니다.
이 결정은 이 카테고리에서 지금까지 다룬 결정들과 질문이 조금 다릅니다. 앞의 글들은 대체로 "이 제한이 지나치지 않은가"를 물었습니다. 이번에는 "왜 이 사람만 다르게 대하는가"를 묻습니다. 이것이 평등원칙입니다. 헌법은 모든 국민이 법 앞에 평등하다고 정하고 있습니다(헌법 제11조 제1항). 평등원칙은 모두를 똑같이 대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사람을 다르게 대하려면 그럴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헌법재판소는 이렇게 물었습니다. 같은 부모의 자녀들 가운데 나이가 가장 많은 한 명에게만 보상을 주고 나머지는 빼는 데,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가. 답은 "없다"였습니다. 이유는 세 갈래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째, 형제 가운데 유독 형편이 어려운 사람이 있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도움이 필요 없을 만큼 넉넉한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나이 기준은 이런 사정을 전혀 보지 않습니다. 이 법의 목적은 유족의 생활을 안정시키는 것인데, 나이 기준은 그 목적과 정면으로 어긋난다고 봤습니다.
둘째, 나라 예산에 한계가 있다는 사정은 인정했습니다. 그래도 정해진 금액 안에서 도움이 더 필요한 자녀에게 주면, 재정 부담을 늘리지 않고도 법의 목적을 살릴 수 있다고 봤습니다.
셋째, 나이로 정하는 편이 행정이 간편하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재산과 소득을 따져 생활수준을 등급으로 매기는 방법이 이미 있으니, 절차상 큰 어려움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헌법재판소는 이 모든 것을 한 구절로 정리했습니다. 나이가 많다는 "우연한 사정"으로 순서를 정할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먼저 태어난 것은 본인이 무엇을 해서 얻은 것이 아닙니다. 부모를 더 모셨거나 형편이 더 어려운 것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그렇다면 왜 바로 효력을 없애지 않았을까요. 이 기준을 당장 지우면 보상금을 받을 사람을 정할 근거 자체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헌법재판소는 2026년 12월 31일까지 국회가 고치도록 시한을 두고, 그때까지는 조항을 그대로 적용하게 했습니다. 이런 결정 형식이 무엇인지는 헌법불합치가 무슨 뜻인가요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법은 어떻게 바뀌었나요?
국회는 시한 안에 법을 고쳤습니다. 개정 법률은 2026년 9월 8일 공포됐습니다. 그런데 보상금 순서를 바꾼 부분은 공포한 날이 아니라 2027년 1월 1일부터 시행됩니다(부칙 제1조 제1호). 그러니 2026년 12월 31일까지는 지금의 나이 기준이 그대로 쓰입니다.
바뀐 순서는 앞의 표 오른쪽 칸과 같습니다. 첫 단계 합의와 두 번째 단계 주로 부양은 그대로 남았습니다. 세 번째 단계가 생활수준이 낮은 사람으로 바뀌었고, 네 번째 단계가 새로 생겼습니다. 생활수준으로도 받을 사람이 정해지지 않으면 그때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 준다는 내용입니다.
여기서 정확히 해 둘 점이 있습니다. 나이 기준이 없어진 것이 아니라 맨 뒤로 물러난 것입니다. 헌법재판소가 문제 삼은 것은 나이를 "최종 기준"으로 삼는 것이었고, 국회는 나이를 마지막 보충 기준으로만 남겼습니다.
그렇다면 '생활수준이 낮은 사람'은 어떻게 가릴까요. 법은 그 기준을 대통령령(시행령)에 맡겼습니다. 그런데 2026년 9월 27일 현재 그 기준을 정한 시행령은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재산이나 소득을 어떻게 셀지, 무엇을 서류로 낼지는 시행령이 정해져야 알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짐작으로 그 기준을 적지 않겠습니다. 시행령이 나오면 이 부분을 고쳐 반영하겠습니다.
이미 맏이가 받고 있다면, 내년부터 바뀌나요?
이 글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입니다. 답은 "바뀌지 않는다"입니다.
개정 법률의 부칙에는 경과조치가 붙어 있습니다. 경과조치는 법이 바뀔 때, 이미 진행 중인 일에 옛 법과 새 법 중 무엇을 적용할지 정해 두는 규정입니다. 이번 부칙은 이렇게 정했습니다. 바뀐 순서가 시행될 때 이미 옛 법에 따라 선순위자로 보상금, 생활조정수당, 진료, 대부, 주택 우선 공급을 받고 있던 사람은, 바뀐 법에도 불구하고 계속 선순위자로 인정한다는 것입니다(부칙 제3조).
그러니 앞의 사례처럼 이미 큰형이 선순위자로 정해져 보상금을 받고 있다면, 2027년이 된다고 해서 막내에게 순서가 넘어오지 않습니다. 새 기준은 앞으로 새로 순위를 정하는 경우에 작동합니다. 예를 들어 지금 보상금을 받는 어머니가 2027년 이후에 돌아가셔서 자녀들 사이에서 처음 순위를 정하게 되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이 대목을 모르면 두 가지 일이 생깁니다. "법이 바뀌었으니 이제 내 차례"라고 기대했다가 실망하거나, 이미 끝난 순서를 두고 형제 사이에 새로 다툼을 시작하게 됩니다. 뉴스에서 "맏이 우선 폐지"라는 말을 들었다면, 우리 집이 이미 순위가 정해진 집인지, 앞으로 정할 집인지부터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한편 아직 순위가 정해지지 않은 채 해를 넘기는 집도 있을 수 있습니다. 2026년 안에 신청했지만 결정은 2027년에 나는 경우처럼, 신청 시점과 결정 시점이 새해를 사이에 두고 갈리는 경우입니다. 부칙은 "받고 있던 사람"만 정하고 있어서, 이런 경우에 옛 기준과 새 기준 중 무엇이 적용되는지는 문언만으로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사정이라면, 처분 시 법령 원칙상 새 기준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행정청의 처리 지연 여부 등 구체적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신청 전에 관할 보훈관서에 적용 기준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그럼 지금 무엇을 할 수 있나요?
첫째, 합의는 지금도, 앞으로도 1순위입니다. 형제가 모두 동의하면 나이나 형편과 상관없이 누구든 받을 사람으로 정할 수 있습니다. 법이 바뀐 지금, 합의 자리에서 무엇을 기준으로 이야기를 꺼낼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누가 형이냐" 대신 "누구에게 더 필요하냐"로 말을 시작하면, 그것은 헌법재판소가 법에 요구한 기준과 같은 말이 됩니다.
둘째, 실제로 부모를 주로 모셨다면 그 사실을 보여 줄 자료를 모아 두십시오. 병원에 모시고 다닌 기록, 간병한 기간, 생활비를 부담한 이체 내역 같은 것들입니다. 형제 사이에 부양을 두고 다툼이 있으면 보훈심사위원회가 심의해서 받을 사람을 정합니다. 앞서 본 것처럼 이 기준은 문턱이 높으니, 자료 없이 말로만 주장해서는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셋째, 이 보상금은 상속과 다른 제도라는 점을 알아 두십시오. 보훈 보상금은 돌아가신 분의 재산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법이 정한 유족이 자기 권리로 받는 돈입니다. 그래서 형제가 똑같이 나누는 법정상속분이나 상속재산 분할협의와는 규칙이 다릅니다. 상속 순위와 상속분이 어떻게 정해지는지는 상속 순위와 법정상속분에서 따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이렇게 갈립니다
형제 사이 다툼으로 번지면, 부모를 모신 쪽은 거의 예외 없이 '주로 부양'을 내세웁니다. 그 마음은 충분히 이해할 만합니다. 그런데 헌법재판소가 풀이한 기준은 "조금 더"가 아니라 "특히 그 사람에게만 줄 만큼"입니다. 몇 년 동안 병원에 모시고 다니고 생활비 일부를 댄 것만으로는 이 문턱을 넘기 어렵습니다. 기록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으면 더 어렵습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부양 입증에 힘을 쏟기 전에 합의가 가능한지를 먼저 봅니다. 그리고 2027년부터는 이 계산이 조금 달라집니다. 합의가 깨지면 이제 나이가 아니라 생활수준을 보게 되므로, 형편이 넉넉한 형제로서는 끝까지 버텨도 순서가 자기에게 온다고 장담할 수 없게 됩니다. 다만 생활수준을 가리는 구체적 기준은 시행령에 맡겨져 있어, 시행령이 나온 뒤에야 이 계산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 법이 바뀐 것 자체가 형제 사이 대화를 다시 여는 지렛대가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다툼보다 대화가 빠른 길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핵심 요약
- 국가유공자의 보상금을 받을 자녀가 여럿이면 그중 한 명만 받습니다. 자녀끼리는 나눠 받지 않습니다.
- 받을 사람은 합의한 사람, 주로 부양한 사람, 그래도 없으면 나이가 가장 많은 사람 순으로 정해 왔습니다.
- 합의는 같은 순위 형제 모두가 동의해야 성립하므로, 한 명만 반대해도 다음 단계로 넘어갑니다.
- '주로 부양'은 다른 형제보다 특히 높은 수준으로 모셨어야 인정됩니다. 헌법재판소는 이 기준 자체는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봤습니다.
- 헌법재판소는 2025년 4월, 나이 기준이 형제 사이의 형편을 전혀 보지 않아 평등원칙에 어긋난다고 전원일치로 결정했습니다.
- 국회가 법을 고쳐 2027년 1월 1일부터는 생활수준이 낮은 자녀가 먼저이고, 나이는 맨 마지막 기준으로 물러났습니다.
- 생활수준을 가리는 구체적인 기준은 시행령에 맡겨졌고, 2026년 9월 27일 현재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 바뀐 법이 시행될 때 이미 선순위자로 받고 있는 사람은 그 뒤에도 그대로 받습니다. 새 기준은 앞으로 순위를 정하는 경우에 작동합니다.
- 합의는 지금도 1순위이므로, 형제끼리 '누구에게 더 필요한가'를 기준으로 이야기해 볼 수 있습니다.
- 보훈 보상금은 상속재산을 나누는 제도와 규칙이 다르므로, 상속분과 섞어 생각하지 마십시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최신 법령·판례를 바탕으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